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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회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26회 언론통폐합
25회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은
2000년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 평화상 시상식 장면으로 시작한다.
다섯 번에 걸쳐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는 김대중의 발표,
그는 어떤 역경을 딛고 대통령으로, 또 노벨평화상의 수상자로 올라서게 된 것일까.
재야인사였던 당시 김대중은 박정희가 독재자로 집권했던 시절에도
독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정치 활동을 벌였기 때문에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여전히 눈에 가시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민주화 세력을 제거해야했던 5공화국 정권으로서는
김종필과 김영삼을 강제 정계은퇴 시키고,
남은 김대중을 군사재판에 회부해 사형시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미 73년 일본에서 납치되어 암살될 뻔 했던 김대중,
그리고 80년 군사재판에서의 사형 선고.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에는 미국의 영향력이 컸다.
육군 교도소에서 이희호의 면회를 받던 김대중이
자신은 이미 한번 죽었던 목숨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삽입되는 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당시 미국은 CIA 한국지사에서 이를 도청하여 김대중이 암살당하는 것을 막았는데,
성우의 해설에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 김대중이 살았다’ 정도로만 설명하고 있어서
왜 미국이 그때 김대중을 살려야만 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당시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김대중이 제3국에서 어떤 인물로 주목받고 있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에 무리가 있을 듯했기 때문이다.
한편 25회는 김대중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지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는 김대중의 내란음모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를
26회로 미룸으로써 미완된 느낌이 강했다.
또 그 다음회로 미뤄진 덕분에 미국이 전두환 정권을 인정하는 대신
김대중 사형선고 철회를 비롯해 핵무기개발포기 등의 조건을 요구했고,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서 우리나라의 국방을 팔아버린
전두환 정권의 파렴치함 등의 유기적 결합이 느슨해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26회의 언론통폐합이라는 소주제에도 벗어나가는 부분이 많아서
도대체 언론통폐합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제 나오나, 하는 생각이 들게도 했다.
그리고 그만큼 언론통폐합은 자세히 다뤄지지 못했다.
신군부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고,
전두환 찬가를 불러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언론사,
살아남은 언론사마저 전두환 정권에 세뇌를 당해 썩어간 언론인의 정신,
80년 12월에 제정된 언론 기본법의 폐해,
그리고 그와 함께 막혀버린 국민들의 눈과 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26회의 소주제를 언론통폐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다.
연출가는 우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고 무리가 잇따라
한 발 물러서 신군부의 세력 갈등 구조에도 초점을 맞춰 ‘드라마’를 만들어 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진정 이 드라마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이
힘겹게 얻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극을 전개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일 수 없다고 본다.
언론통폐합이라는 주제를 언론말살책 정도로 바꾸고,
언론 사주들을 불러 강압적으로 서명하게 한 모습만을 보여줄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이러한 강압 정책에 저항했던 일반 언론인들의 면모,
언론통폐합이 단행되기 전 80년 2월 이미 있었던 자유언론실천운동 등을
언급해주었더라면 비록 전두환 정권에게 이겨낼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그저 당하기만 했던 어리석은 국민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치밀하게 만들어진 법정 세트에서 매회 공판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낸 점에서는
박수를 보낼만하지만, 그 구성과 짜임에서 25회와 26회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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